학교폭력에 대한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며 이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심판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경기등 수도권에서는 초․중학교의 청구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역별로는 서초, 강남, 안양, 과천등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많이 제기됐다.

12일 현재 서울과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위원회(이하 학폭위)의 징계처분에 불복, 행정심판을 제기한 40건중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각각 18건으로 건으로 가장 많고, 고등학교 7건에 그쳤다.

초․중학교 학부모들이 행정심판을 많이 제기한 것은 학생부 기록이 5년 동안 존치돼 낙인효과와 상급학교 진학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폭위 징계 기록으로 학교생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소득과 교육수준이 높은 도시지역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법적 분쟁이 심한 경향성을 보였다.

서울의 경우 강남지역 학교서 제기된 행정심판이 전체 18건중 11건을 차지, 뚜렸한 집중 현상을 보였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의 개성이 어느 지역보다 강한 탓에 다툼이 발생할 경우 소송등 법적 분쟁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가해자와 피해자 부모 누구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지역적 특성을 꼽았다.

경기도에서는 행정심판 22건이 모두 도시지역 학교서 제기됐으며 특히 안양, 과천지역 학교들의 행정심판 요구가 많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읍 면이하 농어촌 지역 학교에서는 단 한 건의 행정심판도 접수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심판 유형별로는 서면사과 조치를 취소해 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았고 심리치료, 특별교육, 전문상담교사 상담 취소도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상급학교로 갈수록 강제전학을 비롯 학교봉사와 학생간부 자격 박탈등 징계 수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지역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자녀가 피해학생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학폭위로 부터 전학처분을 받자 징계처분이 과하다며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반면 또 다른 초등학교에서는 가해학생이 학폭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자 피해학생 부모가 억울하다며 재심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서면사과와 접촉금지및 5일간 특별교육 처분을 받은 한 중학생 학부모는 학폭위 징계 취소를 요구하며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집단 괴롭힘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반장자격을 박탈당한 고교생도 행정심판을 통해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록한다는 정부 발표이후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반응, 8월 이후부터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