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자 `증발', 음주운전했다면>



법원, "면허취소는 가혹"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대리운전자가 도중에 차를 세워 놓고 사라지는 바람에 음주운전을 하게 됐다면 어떤 처벌을 받게될까.

정모(41.부산 북구 금곡동)씨는 지난 해 9월 0시30분께 부산 사상구 괘법동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술을 마신 후 대리운전기사에게 운전대를 맡겼다.

그러나 귀갓길 중간쯤인 부산 북구 구포동에 이르러서 대리운전기사가 별다른 이유없이 차를 세워 놓고 사라졌다.

정씨는 설마하는 생각에 이 곳에서부터 음주운전을 감행했지만 1㎞도 못가 경찰의 단속에 적발됐고 혈중 알코올농도 0.101%가 나와 면허가 취소되자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부산지법 행정2단독 정원 판사는 17일 정씨가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운전면허취소 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음주운전을 하게 된 경위가 참작할 만하고 알코올 수치가 경미하게 초과한 점, 운전이 필요한 제조업 영업직에 종사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면허취소는 가혹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