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고 자연적으로 치유 될 수 있을 정도의 경미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환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도주했다고 하더라도 뺑소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 www.scourt.go.kr)형사3부(주심 이임수 대법관)는 7일 뺑소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 모씨(42·공무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뺑소니란 사고운전자가 피해자가 사상(死傷)을 입은 사실을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구호조치 없이 사고현장을 이탈한 경우지만 `상해'로 평가될 수 없을 정도의 극히 하찮은 상처를 입힌 경우라면 도주운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해자가 입었다는 요추부 통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자연치유가 가능하며 실제 피해자가 치료를 받은 일이 없으므로 도주했다고 하더라도 이 행위를 뺑소니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최씨는 3월 새벽 신호대기중이던 택시와 추돌사고를 낸뒤 운전자 이 모씨에게 1주간의 요추통증상을 입히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김인만 변호사는 "뺑소니 혐의를 받지 않으려면 사고 당시 피해자가 전혀 상해를 입은것 같지 않아 보여도 피해자에게 연락처를 알려 주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밝혔다.